삶이라는 책의 몇 장은 찢겨나가 이야기는 더 이상 온전히 이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끝까지 그것을 읽어 내려간다. 나는 거짓과 상처를 삶 밖으로 밀어낼 수 없고 모든 것을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머물게 할 수도 없다. 그것이 한때 우리가 붙들고자 했던 것이라 해도 끝내 이루어지지 않는다. 죽음 또한 그것을 이루는 방법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죽음 이후의 시간 속에서 나는 끊임없는 변화와 마주한다. 사람은 변하고 감정 또한 달라진다. 남는 것은 눈물도 외침도 아닌 가득 차오르는 고독이다. 믿어도 좋다,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고독을 그대로 두고 그 모습을 오래 바라본다. 익숙해질 때까지, 더 이상 두렵지 않을 때까지.